이우환, 그는 선의 작가이다.
글: 신항섭(미술평론가)
"이우환, 그는 선의 작가이다."
이렇게 단정하는 까닭은 그의 회화가 단순히 점과 선의 문제로 집약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과 선은 회화의 기본적인, 그러면서도 절대적인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그 자체로서 회화화 되기엔 아직 미숙한 존재이다. 물론 회화에 방법론이 제기되면서부터 많은 작가들에 의해 일반 조형론을 무시한 새로운 각도에서 점과 선의 분석 및 이해가 이루어 졌다. 그러나 대부분은 형태적인 의미로서 파악 되었을 뿐, 자기 생명을 가진 완전한 객체로서의 점과 선의 활동영역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그것은 점과 선의 생석이 다만 자연의 주제로 이루어진다는 동양적인 자연관을 의식하지 못한데서 온 방법적인 전대과정의 허약함 탓이기도 하다. 점에도 생명이 숨쉰다는사실을 동양적인 과장으로 웃어넘김으로써 사유의 깊이를 얻지 못하니, 심오한 점의 내의성과 접하지 못함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우리들이 생각하는 점은 기하학적인 이념상의 형태에서 출발하여 힘을 탈 경우 원심의 시발점이 되며, 구심과 극지가 된다는 사길 정도이고, 회화에서 볼 경우엔 형을 수성하는 발단이 된다.
선 또한 점의 운동에 의해서 생기는데 이때 운동의 진행방식과 속도, 강약, 방향에 따라 제각기 다른 성격을 지니게 되며, 회화에선 그 자체로야 추상적이지만 인간의 행위에 의해 화면상의 적인이 된다. 또한 이 두가지의 예술적 가치로 따질 때 형체가치를 이루는 기본요소가 된다.
이와 같은 서구적인 조형개념의 테두리 안에서 머물 때 점과 선은 어떤 방법으로도 점과 선 그 자체로 밖에 설명될 수 없다.
그러나 이같이 답답한 규정에서 훌쩍 벗어나 동양적인 우주관이나, 자연관 속으로 뛰어들면 점과 선은 곧바로 우주 및 자연의 생성원인이 된다,
즉 동양적인 기의 개념이 여기서 적용된다.
이우환의 점과 선에 대한이해의 접근은 이 기에서 기초하며, 동시에 그의 회화 또한 이 기의 개념으로부처 출발한다.
기는 동양사상의 원천인 태극, 즉 만물의 생성을 돕는 본체가 동함으로써 음양이 생기는데 이 음양이 곧 기이다. 이 기가 다시 움직임으로써 사물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우환의 점은 기의 최초의 형상으로서, 이 점이 움직이면 선이 되고, 다시 선이 움직여 면, 형이 되는데 이러한 발전과정은 서구적인 조형론과 같지만, 점의 생명체의 시원으로 보는 견해에서는 엄격히 구분된다.
다시 말하면 점과 선을 기하학적으로 정체시키지 않고 운동감 또는 생명감을 부여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실제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 회화는 기예를 표현함에 있지 않고 기를 이끌어가는, 정신활동의 족적을 남김에 있다.
점에서 혹은 선에서라는 명제로 일관하는 그의 회화는 점과 선의 동적인 장면으로 그친다.
점은 점으로서, 선은 선으로서 존재할 뿐, 선이 변이 되려는 기도는 찾아볼 수 없다, 사물의 시원으로서 점과 선의 다양한 존재방식을 시리적인 풀이로 증명하는 일이 그의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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